\\ furniture
2014년 가을, 겨울에 체리목으로 강아지 모양의 도마와 테이블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제주도로 이사를 갈 계획이었는데, 제주도에서는 저가 가구를 인터넷으로 사려면 배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가구를 사용하려면 만들어 쓰는 것이 낫다는 계산으로 목수가 하는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제주도에 가지 않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딱딱한 재료를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절단기계로 자르고 결국 본드로 붙여야 하는 과정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더이상 배우지 않았다.
학부 이후 오랜만에 유형의 제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경험하며 즐거움과 창작의 고통을 다시금 느꼈다. 내 머릿속에 들어있는 물리적인 물건의 형상은 옛부터 항상 직각인적이 없었다. 움직일 수 있으면 더 좋았다. 현대 건축 기술과 안전 법규에 준하는 건물을 설계해야 하는 제약에서 벗어나 내가 갖고 싶은 형상을 그리다보니 신나면 귀가 올라가서 더 많은 사람이 둘러앉을 수 있도록 넓어지는 강아지가 단단히 서있는 모습이 되었다. 하지만 가구도 소형 스케일에서 요구하는 안전과 구축술을 요하므로, 그에 맞춰 예각을 자르고 접한하는 과정이 꽤 고난이도였다. 만드는데 오래걸리고 고생을 했지만, 원하는 결과물을 얻게 되어서 보람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