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anghai
상해는 엄청 큰 도시였다. 인구가 2000천만이 넘고, 1930년대 건물이 도심에 살아남아 아름답게 쇼핑거리로 진화했고, 대조적으로 크고 높은 대형 건물로 이루어진 현대식 주거, 오피스 단지도 다 있다. 다양성이 있을 만큼 규모가 있고, 역사적인 컨텍스트도 풍부했다. 중국 본토는 처음이고, 아시아 도시는 8년만이다. 그 사이 유럽과 미국은 합해서 일곱번, 그 중 독일어권을 네 번 다녀왔다. 일본은 몰라도 중국은 정말로 내발로 가지 않을줄 알았지만, 연극 한 편과 책 한권에 이끌려 가고 말았다.
알프스 갈 때보다 넉넉한 준비 기간을 갖고 첫날의 일정 정도는 생각하고 출발했지만 그래봐야 4주전, #상해가요 최초의 집객을 하고 방이름 어감이 이상하다며 #신선해요 로 개명을 하고 비행기표 끊기까지 걸린 시간은 세시간이다. 작년 이맘때쯤 모임 뒷풀이 끝에 책에 북경이 나와서 중국이나 한 번 갈까요? 했던게 그때는 아니고 지금은 맞다.
여행 후 단골 질문: 상해에 살고싶은가? 현시점에서는 공기의 질이 한국과 별차이 없어졌으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간의 중국포비아와 숫자가 보여주는 아시아 무관심에 비하면 큰 변화. 그러나 여전히 이 도시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상의 면모를 정확하게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서울에 비해 하늘이 맑아 보였지만 하루 15000보를 걷고 나니 목이 칼칼했고, 방에서 바라보는 야경도 좋고 렌트가 저렴한 것도 좋았지만 가까이서 보면 크려고 커진 건물에 압도되는 느낌, 부족한 디테일과 내구성에 종종 뒤통수를 맞으며 마음이 종종 편치 않았다.
중국어를 모르고, 중국어로 된 정보의 성격을 읽을줄도 모르니 이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사람들을 잘 알기는 어렵다. 도시의 활기와 역사 부심이 길거리 어르신들의 장기두는 모습에서 어느정도 느껴졌는데, 그건 확실히 부러웠다. 중국을 더 알고싶다면 반드시 중국어를 알아야 할 것 같지만 중국어를 배울 용의도 자신도 없다. (하지만 일본어 책은 오고 있는 점…)
하지만 여행 내내 예민한 눈으로 보고 느낀점을 틈틈이 나눌 수 있는 공통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촘촘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삶의 행복을 결정하는 단서가 환경과 사람 둘 중에 어느 것이 우선인지 고민해볼 만한 문제 인 것 같다. 물론 이렇게 잘 맞는 사람들과 밀도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도 여행이라는 가두리양식장 같은 본래의 일상과 단절된 시공간에 놓여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립과 단절이 필요한 것 같다.
요약
1.이거보러 와서 세시간을 달려도 또 다 못봄. 셋이 봐서 그래도 이만큼의 조각 수집 #슬립노모어
2.물려줄 옛날 건물이 없으면 후손들의 부동산자본력을 위해 길에 나무라도 심자. #신천지
3.좋은 바 술 한잔은 정성들여 만든 요리같음. 마성의 버블티.
4.뮤지엄에 사극 셋트 짓고 촬영후 진짜 방송하는 전시 좋았다. #롱뮤지엄
5.샤오미의 집 찾아가다가 길잃고 파워플랜트 안가고 파워플랜트 굿즈 왕창 쇼핑한 사연 : 가방이 예뻐서 샀는데 써있는 이름을 검색해보니 올해 3/8에 발표된 2018년 프리츠커상 수상자 90세 인도 건축가의 작년 가을 상해에서의 전시 굿즈였다.
6.토요일 아침의 동네 활기. 일상의 자신감이 좋았다.
7.바이두맵 많이 좋음
8.우산괴담
9.한국, 일본, 중국의 성향 비교. 플랫폼사업자가 일하기 가장 좋아보이는 곳.
10.동양의 파리?보다는 미국느낌.
11.날씨와 공기의 질은 중요해서 중요하다고 한건데ㅋㅋㅋ (빨래와 산책)
12.2D지도에서 위치를 파악하는 방법 : 굵은 선들과 점의 위치를 파악
13.윤상, 가곡, 에피톤, 김예림, 스텔라장, 세븐틴, #이밤이지나면
14.커피가 맛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일가게에 아보카도가 보이는데 왠지 짠하고.
15.눈뜨면 누운채로 상하이타워가 보이던 베란다뷰. 창문을 열어보니 싸이키풍 조명이 장렬한데 맘에 쏙.
16.구글, 페북, 유튜브, 인스타 정말로 안됨.
17.#상하이모던 을 조금이라도 읽고 가서 정말 다행이다.
18.불편해질 용의를 갖지 않아도 되는게 좋은건지 잘 모르겠다. 분리수거 안하는데 내내 찜찜.
19.사람들이 이정도면 북경보다 친절하다는데, 케바케지만 가짜 반달눈 금발 미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웃으면서 다니면 안되나? 라고 생각하다보니 서울에서의 내 표정은 어느쪽에 가까울까?
20.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식상했다. 푸동공항 천장 구조물 예쁨.